포화상태
포화상태
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. 사실 정리하기에도 벅찰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. 끊임없이 터지는 일들이 생각하는 것을 멈추게 만들 정도였다. 한가지 뉴스는 코로나에 걸렸다가 나았다는 것이고 또 다른 뉴스는 데드라인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. 하지만 가장 큰 일들은 밖에서 찾아오지 않았다.
몇번이고 글을 쓰려고 했다. 하지만 할 수 없었다. 무슨 감정인지 설명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무기력증이 심해졌다. 정말 다 놔버리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. 그냥 다 포기해버리고 싶었다. 내일이 없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. 내가 차라리 없으면 모든 것이 다 잘 돌아가지 않을까? 도대체 나에게서 뭘 원하는 걸까? 내가 이 세상 위의 것들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조차도 죄책감이 밀려온다. 아무 쓸모 없는 무엇을 위해서 세상의 것들이 소비되고 있다. 내가 하는 것은 소비하고 쓰레기를 배출하고 또 그 안에서 감정을 소비하는 것 뿐이다. 아무 쓸모 없을 지도 모르는 것을 위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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